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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양철 지붕에 대하여]

s비소리 2014. 11. 1. 15:05
        
        
          [양철 지붕에 대하여]
          
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[안도현]
        양철 지붕이 그렁거린다, 라고 쓰면
        그저 바람이 불어서겠지, 라고
        그거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.
        삶이란,
        버선처럼 뒤집어 볼수록 실밥이 많은 것
        나는 수없이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 이었으나
        실은, 두드렸으나 스며들지 못하고 사라진
        빗소리였으나
        보이지 않기 때문에
        더 절실한 사랑이 나에게도 있었다.
        양철 지붕을 이해하려면
        오랜 빗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.
        맨 처음 양철 지붕을 얹을 때
        날아가지 않으려고
        몸에 가장 많이 못자국을 두른 양철이
        그 놈이 가장 많이 상처입고 가장 많이 녹슬어 그렁거린다는 것을
        너는 눈치 채야 한다.
        그러니까 사랑한다는 말은 증발하기 쉬우므로
        쉽게 꺼내지 말 것
        너를 위해 나도 녹슬어 가고 싶다, 라든지
        비온 뒤에 햇볕 쪽으로 먼저 몸을 말리려고 뒤척이지는 않겠다, 라든지
        그래, 우리 사이에는 은유가 좀 필요한 것 아니냐?
        생각해봐
        한 쪽 면이 뜨거워지면
        그 뒷 면도 함께 뜨거워 지는 게 양철 지붕이란다.
        

       






             



            흐르는 곡.....Summer Rain - Ralf Bach